진한에서 신라로

요즘은 <삼국지>에 나타나는 3세기 초중반의 마한·진한·변한 78국이 어떻게 신라,백제,가야로 발전했는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신라와 관련한 좋은 자료를 발견해서 공유 드립니다.

먼저 3세기 초중반 한반도의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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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세기경 점토대토기문화인이 자리잡으며 한韓이 시작된 이래, 기원전 1세기경 마한과 진변한이 분리되는 현상이 있었고 (영남지역 와질토기 등장) 이후 남한 지역은 78개 소국이 올망졸망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백제는 마한으로 분류되는 소국 중 하나, 신라는 진한으로 분류되는 소국 중 하나인 상황입니다.

이 상황이 3세기 후엽~5세기 말에 다음과 같이 변합니다. (백제가 마한을 복속 및 통합하는 과정은 "마한-백제 영역 변천사" 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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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기 후엽에서 4세기 전반 : 종래 병렬적이었던 낙동강 이동 지방 진·변한 '국'들의 관계가 사로를 정점으로 일원적 상하 관계로 바뀜 → 신라의 탄생

​4세기 : 이렇게 형성된 상하 관계를 영속화, 구조화하기 위해 지방 지배층에 대해 착장형 위세품을 하사함으로써 그들에게 일정 권력을 인정한 가운데 그들을 통해서 각 지역을 지배하는 간접 지배 방식 채택 → 낙동강 이동 양식 토기, 즉 신라 양식 토기 등장

4세기 후엽 : 산자형 금동관과 삼엽문 투조 과대를 기본으로 하는 신라식의 금공 위세품이 각 지역 지배층에 하사되고 무덤에 부장되기 시작하면서 고총이 등장. 대개의 지방 고총군은 4세기 말 5세기 초를 기점으로 형성.

5세기 : 신라 국가의 지방 지배력이 강화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지역 지배층의 세력은 약화. 5세기 후반에 고총의 쇠퇴 현상 발생 → 지방관의 파견 및 지역 재편

5세기 말 : 지방에 대한 지배 방식을 직접 지배로 전환

530년경 : 가야 세력의 허리인 의령(탁순, 탁기탄) 지역으로 침투

6세기 중엽 : 낙동강 너머의 가야를 완전 복속. 이는 4세기 말부터 꾸준히 추진된 점진적 과정의 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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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내용은 "이희준. (2007). 신라고고학연구. 사회평론아카데미" 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영남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고총과 토기의 분석을 통해서 위와 같은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거칠게 요약하면 위와 같지만 자세한 사항은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자가 모델을 수립할 때 고려한 몇가지 전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토기와 고분을 분석하여 4세기 2/4분기~6세기 전엽까지 총 8개의 분기로 구분한다.

- 3세기 후엽에 사로가 진한 소국 중 두각을 나타낸 원인은 육로를 통한 교환망을 배후에 가진 관문지의 성격이 강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 &lt;삼국사기&gt;에 기록된 1~3세기 사로국의 소국 복속 기사는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전반에 걸친 사건을 반영했다.

- 위 그림의 지역 전체가 동일한 시기와 과정을 거쳐 신라로 편입된 것은 아니고 각 지역 상황에 따라 조금은 다른 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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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세요.

* 참고문헌

이희준. (2007). 신라고고학연구. 사회평론아카데미

이희준. (2017). 대가야고고학연구. 사회평론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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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2023.4.19)

동해안 지역에 대한 지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지도를 업데이트 합니다. 강릉,삼척,울진 등의 지역은 이희준(2007)에서는 교통망이나 고고학적 성과에 대한 언급이 없었지만, 아래 논문을 참고하여 보강합니다. 그림의 초록색 영역은 4세기 후반부터 신라의 영향이 미치기 시작하며, 5세기 후반에는 토착문화가 소멸하므로 완전한 영역화가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남한강 상류역(정선 등)도 5세기 후반부터는 신라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었습니다.

* 참고문헌

이성주,김라희,and 이지윤. 2022. "영동과 영서지역의 신라화와 물질문화 변동." 新羅文化 60 (-): 6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