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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는 방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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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기본적인 방법론을 언급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개인적인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제가 처음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주 오래전에 단재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를 읽은 때였습니다. 당시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수많은 나라 이름들과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제 상상력을 자극했죠. 하지만 제 인생을 걸만큼 중요하게 생각은 안했기 때문에 다른 길로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최근 다행히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고대사 공부를 시작했는데,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윤내현 교수의 저작을 시작으로 김상 교수와 그 밖의 재야연구자들의 책을 읽기 시작했고, 고고학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각종 논문들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2년간 150편 정도의 논문을 읽은 듯 하네요.


문제는 제가 초기에 공부할 때 많이 참고했던 가설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논리의 헛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통설은 물론이고 대안적 가설들 조차도 그러한데, 대표적인 약점은

1. 고고학 증거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경우,

2. 위서 또는 단일사서에 의존하여 논리의 기반이 취약한 경우,

3. 스스로의 가설 자체에서 모순이 발생하는 경우,

4. 지나치게 가정에 가정을 거듭하는 경우,

5. 하나의 문구를 확대해석 해서 전체 역사를 재구성 하는 경우 등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책들이 다 불필요했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각각의 책들은 제게 지적인 자극과 호기심을 끌어냈으며, 그 저자들은 제 고대사 공부의 스승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후 읽게 된 논문의 저자들이나, 인터넷에서 제게 뭔가를 알려준 이름 모를 모든 분들도 모두 제 스승이죠.


다만 진실을 찾기 위해서 스승을 뛰어넘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 것 뿐입니다.


제 공부 방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통설에 기반하여 고대사의 흐름을 확인

2. 통설의 논리나 시공간의 흐름에 의문이 생기면 대안적 가설 검토

3. 관련 사항에 대한 고고학 연구 결과 검토

4. 고고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가설 중 가능성이 높은 가설을 제1가설로 채택

5. 제1가설의 시공적 흐름이 연속적인지 검토 후 모순점이 보이면 2번부터 다시 무한 반복



이는 그동안 회사 생활을 하면서 배운 "발산-수렴-발산-수렴"의 문제 해결 방법과 SW개발 방법론의 일종인 애자일 방법을 적용해서 점차 논리를 강화해 나가는 방식이라, 첫 가설은 취약할 수도 있고 수시로 변경되기도 합니다. 또 제가 모르는 정보를 알게되면 해당 가설을 전체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나름의 의문을 해결해 나가고 있으며, 남들이 주는 정답(?)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원님들께서는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시고, 정답이 아닌 일종의 탐색이라는 개념으로 제 글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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