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韓)의 형성과 발전

삼한은 언젠가 한번 정리해 보고 싶은 주제였는데, 적당한 때가 된듯하여 글을 작성해 봅니다.

​아래 그림들은 그동안 다른 글에서 사용했던 그림들인데, 그동안은 요동지역에 촛점을 맞춰서 봤다면 이번 글에서는 남한지역에 촛점을 맞춰서 보시면 되겠습니다. 삼한의 시작점을 찾기위해 남한지역에는 어떤 물질문화들이 존재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신석기시대에 있던 남한 지역이 마성자문화(전조선)의 전파로 기원전 15세기경 청동기시대 돌대문토기문화로 진입합니다.

기원전 12세기경 금강유역은 쌍타자문화의 영향을 받아 가락동유형이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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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8~5세기에는 남한지역을 송국리유형과 검단리유형이 양분하고 있는데, 서남부의 송국리유형은 가락동유형을 계승하고 검단리유형은 흔암리유형을 계승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기원전 5세기에 점토대토기문화가 전파됩니다. 이 전파는 아래와 같은 단계를 거칩니다.

1단계 (bc 5c 전반) : 중서부지방 점토대토기 등장, 재지계 석기 미출현

2단계 (bc 5c 후반) : 호서, 강원 지방으로 확대. 재지계 석기공반

3단계 (bc 4~3c) : 한반도식 세형동검을 비롯한 한국식 청동기문화 발달, 한반도 각지와 일본열도로 파급 (야요이 시대 개시)

4단계 (bc 3c 후엽~2c) : 삼각형점토대토기와 燕식 철기 등장, 목관묘 등장

5단계 (bc 1c~ad 1c) : 와질토기와 漢식 유물 등장, 영남지역 목관묘 성행

점토대토기문화는 1,2단계에서는 재지세력과 마찰을 피해 구릉지에 자리잡았지만, 3단계에서는 재지사회보다 확실히 우위에 서게 됩니다. 5단계에서는 중도식토기 및 와질토기문화 집단과 병존하고 대립하면서 서서히 동화합니다. 주의해서 보아야 할 점이 2가지 있는데 첫째는 4단계에 등장하는 삼각형점토대토기는 영남해안 지역에서 자체 발생했다는점이고, 두번째는 와질토기 역시 영남 지역에서 자체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다시말해 4,5단계의 주체들이 외부세력이 아닌 자체에서 성장한 세력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4단계의 목관묘 등장은 요동지역의 일부 세력의 이주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와질토기를 삼한 시대 후기로 보는 관점에 따른다면, 그 전단계인 점토대토기 문화가 남한에서 주류를 형성한 기원전 4세기를 삼한의 형성기로 보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이것이 한 또는 마한의 등장이고, 이후 와질토기 문화가 영남지역에서 발생하여 중서부지역까지 확산하는 과정이 진/변한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진/변한의 구분을 명확히 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가능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송국리식토기/검단리식토기/점토대토기의 소멸 시점이 동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세 문화집단이 서로 섞이고 함께 성장하며 지역별 소국/정치체로 발전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b.c.2세기초 준왕의 남천이 있었다는 기록을 고고학적으로 검토해보면, 세형동검의 등장은 b.c.4세기후엽, 목관묘의 등장은 b.c.3세기후엽이니 시기적으로 맞지 않고, 준왕(후조선)의 문화는 상보촌유형인데 상보촌유형이 남한지역에 출현했다는 연구는 보질 못했으니, 준왕의 남천은 단순히 설화이거나, 물질문화를 남기지 못할 정도로 미약한 세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삼국지 동이전에 나오는 "진한의 노인들이 진역(秦役)을 피해 한국으로 왔다"는 기록도 검토해보면, 시기적으로 기원전 3세기말 당시 문화는 상보촌유형 일 가능성이 높은데, 해당 물질문화가 영남지역에 전파되었다는 증거가 없으니 이 또한 설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가지 다른 가능성이 있다면, 진한의 노인들이 요동지역->대동강유역(진국?, b.c.3세기말, 진역 회피)->낙동강유역(b.c.2세기말, 낙랑군 설치 이후) 의 시공간을 움직였을 가능성인데, b.c.2세기 대동강유역의 물질문화가 영남지역에 얼마나 나타나는지가 관건이겠네요.

이상으로 제가 알고있는 정보를 취합하여 삼한의 형성과 발전에 대해서 정리해 봤습니다. 제가 잘못알고 있는 정보가 있다면 정정 부탁 드리고, 참고가 될만한 논문이나 자료에 대해서 공유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