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워온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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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산책 시키는 길에 초등학교 근처 화단에 사철나무(?)가 이쁘게 있길래 어디 떨어진 나뭇가지라도 없는가 두리번 거리다가 업어왔습니다.
상태를 보니까 잎사귀는 죄다 떨어져있고, 줄기도 뭔가 변색이되서 보기 흉했는지, 화단에 뿌리채 뽑혀서 놓여있더라구요.
혹시나 살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들고 오긴했는데, 뿌리도 많이 말라있고해서 간당간당해 보입니다.
새로운 뿌리가 나오기 쉽도록 가위로 좀 잘라주려고 하는데, 손만 대도 우수수 잔뿌리들이 끊어져서 떨어집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 정수리의 모근들과도 같은 상황인지라, 괜시리 감정이입이 됩니다.
슬프네요
넌 내가 근성으로라도 살려준다.
옆집에 누군가 배달시켜먹고 버린 빈 그릇에 물 담아서 남아있는 뿌리를 담궈주고 급한대로 강제수분보충을 해줍니다.
위쪽의 색바랜 가지는 잘라버리고 식물 영양제를 30분 간격으로 투여해줍니다.
이 화분에 옮겨 심을 건데, 자세히 보니 무언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화분은 며칠 전 이사간 집에서 버리고 간 것인데, 혹시나 쓸 일이 있을까봐 줏어왔던 화분입니다.
버려진 나무와 버려진 화분이라니...
둘이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오고 있는 싹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옮겨 심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산책 다녀와서 만족한 짱구입니다. 아주 그냥 '고생했다 집사야'하는 표정이네요.
날도 덥고 푹푹찐다고 해도 일단 달려야 성이 차는 녀석이라 같이 댕기는 저만 죽을 것 같습니다.
소나무 소생수술을 집도하는데 앞에 앉아서 헥헥 대면서 또 무슨 뻘짓을 하는지 궁금해합니다.
손 한 번 달라니까 한참을 모르는 척 하더니만, 마지못해 한 번 줍니다.
복날이 얼마 안남았는데, 언제까지 니눔이 의기양양한 지 보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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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배워서 남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