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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상보촌유형, 세죽리-연화보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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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글이니 학계의 통설이라고 오해하지 않기 바랍니다.

* 제 생각/가설은 공부를 해나가며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 피드백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지난 글에서 고조선시대와 관련하여 남은 과제 7가지를 언급했는데, 이번 글에서는 그 중 5. 상보촌유형과 동서리유형의 구분선과 6. 상보촌유형 이후의 물질문화에 대해서 정리해 볼까 합니다.


먼저 제 질문에 대한 답부터 말씀 드리면, 5번에 대한 답은 "대동강유역에서 중첩된다."입니다. 이 중첩은 시간적인 선후관계를 갖고 있고, 이는 대동강유역 세력의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6번은 질문이 잘못 됐습니다. 저는 세죽리-연화보유형이 상보촌유형과 시간적 선후관계에 있는 줄 알고 그 천이과정을 알아보고자 했으나, 공부해 보니 상보촌유형은 세죽리-연화보유형을 세부 분류한 것에 불과합니다.


이 답들은 단편적인 정보일 뿐 중요한 정보들이 남아있으니 글을 마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동안 제가 공부하면서 알게된 개념 정의를 먼저 하고 가는 게, 이후 논의에 도움이 될 듯 하네요.


1. 문화 : 특정 시공간에 한정되어 나타나는 동일한 물질문화(유물복합체) (ex. 마성자문화, 십이대영자문화)

2. 유형 :

   a. 문화라는 단어 대신 유형이라는 단어 사용 (ex. 송국리유형)

   b. 시공간과 유물형식의 조합에 일정한 공통성은 보이는데, 특별히 문화로 분류하기 모호한 경우 (ex. 세죽리-연화보유형)

   c. 동일 문화에서 일부 문화요소가 달라져서 생기는 지역적, 시간적 변이 (ex. 신성자유형, 쌍방유형)

3. 문화권 : 특정 문화요소가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권역 (ex. 비파형동검문화권, 세형동검문화권)

4. ~식 : 특정 문화요소를 세분하는 경우. (ex. 세형동검의 종류 = 동대장자식/윤가촌식/상보촌식/괴정동식(=동서리식))

5. 연산(燕産)철기 vs. 연계(係)철기/연식(式)철기 : 연산철기는 연나라에서 만든 철기, 연계철기 또는 연식철기는 연산철기를 모방하여 연나라 외에서 만든 철기

6. 한식(漢式)철기 vs. 비한식철기 : 한식철기는 한나라에서 만든 철기, 비한식철기는 한나라 이외에서 만들어진 철기


문제는 이 용어 정의가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연구자들이 '유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 a~c 정의 중 어느 걸 따르고 있는지도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글을 읽어나가면 좋겠습니다.


여러 논문을 참고했는데, 그 중 중요한 논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상민. 2017. "요령지역 철기문화의 전개와 한반도 초기철기문화." 東北亞歷史論叢 - (55): 61-116.

김상민. 2018. "東北아시아 鐵器文化의 擴散과 古朝鮮." 한국고고학보 0 (107): 46-71.

배현준. 2022. "세죽리-연화보유형 개념의 출현과 전개 -해방 후~현재까지의 연구사 정리-." 白山學報 - (123): 53-87.

이후석. 2017. "上堡村類型의 변천과 성격." 고고학 16 (2): 27-66.

이후석. 2022. "위만조선 물질문화의 형성 과정 -세형동검문화 네트워크에서 흉노와의 교류까지-." 고고학 21 (1): 75-114.

정인성. 2014. "燕式土器文化의 확산과 後期 古朝鮮의 토기문화." 白山學報 - (100): 193-242.

정인성. 2016. "燕系 鐵器文化의 擴散과 그 背景." 嶺南考古學 - (74): 4-33.


이번 글은 각 논문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고, 제 의견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배현준. 2022. "세죽리-연화보유형 개념의 출현과 전개 -해방 후~현재까지의 연구사 정리-." 白山學報 - (123): 53-87.

: 이 논문은 세죽리-연화보유형 개념의 등장과 이후 전개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세죽리-연화보유형은 1970년대 북한학계에서 최초 제기되었고, 시공간은 b.c3~2C 요하~청천강유역으로 정의합니다. 이후 이 문화유형에 대한 북한학계와 남한학계의 전개 상황이 달라지는데, 최종적으로는 북한학계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이 개념이 거의 폐기되다 시피 하였고, 남한학계에서는 좀 더 다듬어져서 발전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논문을 기본으로 공부하고, 여기서 소개된 다음 논문들을 살펴 봤습니다.


정인성. 2014. "燕式土器文化의 확산과 後期 古朝鮮의 토기문화." 白山學報 - (100): 193-242.

정인성. 2016. "燕系 鐵器文化의 擴散과 그 背景." 嶺南考古學 - (74): 4-33.

: 정인성은 세죽리-연화보유형을 b.c3~2C 천산산맥~청천강의 시공간으로 보고, 이 유형의 연식토기라는 것이 이미 요동지역에서 특화된 토기라는 것과 그것은 점토대토기라는 무문토기의 바탕위에 있음을 밝혔습니다. 즉, 세죽리-연화보유형의 문화요소가 연나라와 동일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논문들에서는 b.c.3~2C 천산산맥 이동지역에는 연의 지배가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재확인 했습니다.



이후석. 2017. "上堡村類型의 변천과 성격." 고고학 16 (2): 27-66.

이후석. 2022. "위만조선 물질문화의 형성 과정 -세형동검문화 네트워크에서 흉노와의 교류까지-." 고고학 21 (1): 75-114.

: 이 논문에서 이후석은 기존 세죽리-연화보유형의 개념이 모호하다고 판단하고, 이 유형을 윤가촌유형과 상보촌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상보촌유형의 시공간은 b.c.4C후엽~2C전엽, 천산산맥~서북지역으로 보며, 특징적 유물은 세형동검(상보촌류), 동과, 세형동모, 다뉴조세문경, 점토대토기발, 평저장경호, 두형토기 등이며, 묘제는 적석식 지석묘, 적석식 대개석묘, 적석석관묘, 토광묘 등 지역별로 다양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보촌유형은 전국 중기(요동 1기, b.c.4C후엽~3C초엽) 무렵 천산산맥 일대에서 성립하며, 전국 후기(요동 2기, b.c.3C전엽~후엽)에는 혼강유역과 한반도의 서북지역까지 확산되며, 이때에는 두 지역을 결속시켜 주는 관계망이 강화됩니다. 서한 초기(요동 3기, b.c.3C말~2C전엽) 이후 요동 동부지역은 혼강유역을 중심으로 관계망이 재편되고, 한반도의 서북지역은 한국식 세형동검문화가 요령식 세형동검문화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급격하게 쇠퇴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국 후기 단계 후기고조선의 물질문화는 상보촌유형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b.c 3세기말 전후 남한계의 괴정동유형이 요동계의 상보촌유형을 대체하는 문화변동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때 괴정동유형은 청천강의 중상류를 포함하여 북한 거의 전역으로 확산되었으며, 이후 철기문화까지 복합되어 일부 철제무기류와 ‘비한식계’ 차마구를 지배층의 권력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근거하여 위만조선은 가까이는 압록강권 및 두만강권 예맥집단, 멀리로는 흉노와의 중층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제가 갖는 의문점은 후기 고조선의 중심지로 추정하는 대동강유역의 세형동검이 b.c.3세기말에 급격히 대체된다는 점입니다. 3세기 말이면 준왕->위만으로 권력이 변화하는 시점입니다. 위만은 연나라 출신이고 연제조 유이민도 유입되어 물질문화는 연문화의 영향이 강할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인데, 그 시기에 대동강의 세형동검은 오히려 한반도식으로 바뀐다? 뭔가 이상합니다.


김상민. 2017. "요령지역 철기문화의 전개와 한반도 초기철기문화." 東北亞歷史論叢 - (55): 61-116.

김상민. 2018. "東北아시아 鐵器文化의 擴散과 古朝鮮." 한국고고학보 0 (107): 46-71.

: 이 논문에서 김상민은 연계철기의 확산이 연의 영토확장과 동일한 현상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동안 일부 연구자들은 아래와 같이 연문화의 확산을 연의 영토확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상민은 이를 아래와 같이 편년하고 세죽리-연화보문화를 재정의합니다.

시공간: b.c.3C(요동1기), 무순~압록강중하류

유물복합체 : 철제 농공구류, 명도전, 승석문회도, 외반구연호 등




요약하면, b.c.3C경에 동북아시아 각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연산철기는 세죽리-연화보문화권이 주체가 된 거점 교역의 산물이고, 이는 b.c.2C에도 공간영역은 동일하게 유지하며 반월형철도와 변형된 연계철기가 나타나는 데, 이것이 위만조선이라고 얘기합니다. 즉, 연산철기는 교역의 결과, 연계철기는 재지철기, 철기문화 확산 주체는 위만조선이라는 것이죠. 또한, 위만조선이 망한 후에도 b.c.1C 천산산맥~압록강하류지역에서는 비한식 철기를 생산하고 있고, 낙랑군이 설치된 대동강유역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주장합니다.


이상의 논문을 종합하여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0. b.c 3~2C, 천산산맥~청천강유역은 연의 영토가 아니다.

1. 김상민의 정의에 따른 세죽리-연화보문화는 후조선-연 전쟁 이후의 후조선이다. 그리고 후조선의 범위에 대동강유역은 포함되지 않는다.

2. 세형동검은 형식에 따라 윤가촌식과 상보촌식, 괴정동식으로 분리하는데, 대동강유역은 b.c.3C까지는 상보촌식을 b.c.2C부터는 괴정동식을 사용한다. 이는 대동강유역이 천산산맥~청천강유역에 위치한 후조선/위만조선과는 다른 독자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3. b.c3C에 상보촌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봐서는 대동강유역은 후조선과는 친연관계가 있고, b.c2C에 괴정동식으로 갈아타는 것으로 봐서는 위만조선과는 관계를 끊거나 적대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이 제가 5,6번의 답을 찾기 위해서 공부하다가 발견한 물질문화의 흐름이며, 이 흐름은 제 기존 가설(진국 대동강설)의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참고문헌

김상민. 2017. "요령지역 철기문화의 전개와 한반도 초기철기문화." 東北亞歷史論叢 - (55): 61-116.

김상민. 2018. "東北아시아 鐵器文化의 擴散과 古朝鮮." 한국고고학보 0 (107): 46-71.

박순발. 1993. 「우리나라 初期鐵器文化의 展開過程에 대한 약간의 考察」. 『考古美術史論』 3.

배현준. 2022. "세죽리-연화보유형 개념의 출현과 전개 -해방 후~현재까지의 연구사 정리-." 白山學報 - (123): 53-87.

송호정. 2014. "청동기시대 대동강 유역 팽이형토기문화와 고조선." 東洋學 55 (-): 141-168.

이후석. 2017. "고고자료를 통해 본 만번한." 東北亞歷史論叢 - (57): 116-169.

이후석. 2017. "上堡村類型의 변천과 성격." 고고학 16 (2): 27-66.

이후석. 2022. "위만조선 물질문화의 형성 과정 -세형동검문화 네트워크에서 흉노와의 교류까지-." 고고학 21 (1): 75-114.

정인성. 2014. "燕式土器文化의 확산과 後期 古朝鮮의 토기문화." 白山學報 - (100): 193-242.

정인성. 2016. "燕系 鐵器文化의 擴散과 그 背景." 嶺南考古學 - (74): 4-33.

조진선. "한국 청동기-초기철기시대의 시기구분 -금속기의 출현과 정치체의 등장을 기준으로-." 한국청동기학보 27.- (20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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