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군 변천사

오랫동안 생각만하던 한사군 변천사를 이제서야 올립니다.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고 다양한 설이 제시되어 있어서 정리에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제 추정과 통설의 다른 점은 아래 2가지 입니다.

1. 진번군의 위치

2. 낙랑군 남부도위/동부도위와 진번군/임둔군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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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위만조선 당시의 동북아 상황입니다. 진번국과 임둔국, 진국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여러가지 정황을 봤을때 진번국은 요동반도, 진국은 대동강, 임둔국은 동북한에 존재했으리라 보여집니다. 위만조선은 압록강을 중심으로 세력권을 형성하며 "맥"으로 통칭되는 고구려사회(=원고구려)를 포함하고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기원전 109년 시작된 전한의 침공 결과 기원전 108년에는 진번군, 낙랑군, 임둔군이 설치되고 107년에는 현도군이 설치됩니다. 전쟁이 마무리 되기도 전에 설치된 3군은 위만조선과 불화관계에 있던 세력의 영역으로 추정되며, 진번군과 낙랑군은 특히 예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설치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예군남려 사건 참고).

현도군은 왕검성 함락 후 위만조선의 중심지에 설치하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왕검성은 압록강 지류의 험준한 어딘가에서 존재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진번군과 임둔군은 설치 26년만에 폐지되고, 각각 현도군과 낙랑군에 합병됩니다. 하지만 명목상의 합병일 뿐 폐지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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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사회의 저항으로 현도군은 설치 33년만에 북쪽으로 이동했으며 이때 과거 진번군의 치소 잡현(=답씨현)이나 서안평현, 무차현 등이 요동군에 통합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낙랑군은 점차 세력을 넓혀 남부도위와 동부도위를 설치하기에 이릅니다. 이 남부도위와 동부도위는 진번군/임둔군과는 무관한 신설 지방조직으로 보입니다. 진번군과 임둔군은 각기 15개현을 지니고 있었는데, 신설된 부도위는 각기 7개현 뿐이며, 진번군의 치소 "잡현"은 거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임둔군의 치소인 "동이현"은 동부도위에 등장하니 과거 임둔군의 일부가 동부도위에 속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름만 차용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음).

하지만 2개의 부도위를 설치 45년만에 모두 폐지하면서 낙랑군의 세력은 위축됩니다. 왕조의 반란이 결정적인 원인이겠지만, 백제의 등장과 동예 세력의 성장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1세기에 접어들어 고구려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낙랑군과 현도군의 세력은 더욱 위축되고, 현도군은 2번째 이동을 하게됩니다.

공손연이 204년에 낙랑군을 분할하여 대방군(구 남부도위 재현)을 설치하였으나, 인구수를 감안하면 이미 이때 낙랑군의 세력은 대동강에서 밀려나 황해도 일부만 점유한 미약한 상태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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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기록이 남은 시기별 인구수를 바탕으로 재현한 낙랑군 영역 변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한사군"이라는 용어 보다는 "낙랑군"이라는 용어가 적절해 보입니다. 낙랑군에 비해 다른 군들은 우리 역사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네요.

앞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은 낙랑군의 성격인데, 저는 낙랑토성이 대동강의 남쪽 기슭에 있는데 반해 나머지 평양의 도성들은 모두 대동강의 북쪽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거 <진국>의 도성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리고 진국의 도성과 낙랑군 치소가 병립하고 있었다면 둘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맺어졌을까요?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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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전진국. "진번 위치에 대한 재검토." 한국사연구 -.197 (2022): 113-153.

조법종. "낙랑군의 성격문제." 韓國古代史硏究 32.- (2003): 161-189. 낙랑군의 낙랑국 계승 문제를 중심으로.

조원진(Cho Won-Chin). "고대 진번의 변천 연구." 先史와 古代 -.66 (2021): 147-182.

조원진(Cho Won-Chin). "고조선과 燕나라의 전쟁과 요동." 先史와 古代 -.62 (2020): 3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