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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년간의 고대사 공부 과정과 앞으로의 공부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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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제가 고대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지는 일년 정도 됐습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역계경이 동쪽의 진국으로 갔다"는 기사를 보고, 진국이 뭔지 찾아본 게 시작이었죠. 여러 동호인들의 추천으로 김상 교수의 <삼한사의 재조명>을 알게 되서 B.C.1세기~A.D.5세기의 한반도 중남부와 일본 열도의 상황을 알게 되었고, 이후 한반도 북부와 만주 상황도 궁금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우연히 조승완, <왜곡된 역사> 를 만나서 B.C.3세기~A.D.5세기 한반도 북부와 만주의 상황도 어느 정도 확인을 했습니다. 고조선(단군/준왕/위만)에 대해서는 윤내현 교수님 책이 참고할 만 하지만 아무래도 조승완-김상설과 연결이 되지 않는 듯 하여, 제가 직접 가설을 세우고 청동기 문화를 공부해 봤습니다.


여기까지가 지난 일년간의 상황인데, 돌이켜보면 운 좋게 지름길을 발견해서 재미있게 공부한 것 같습니다. 동호인 주제에 가설도 세워보고 검증도 해보고... 제 가설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며 몇 가지 느낀 점을 적어 본다면,


1. 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늘 자신이 틀릴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소고조선론자들(학계 대다수, 네이버 부흥카페)과 대륙고조선론자들(증산도 계통)에 그런 분들이 많더군요. 그런 점에서 본인의 가설도 가능성의 영역으로 취급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씀하시는 김상 교수님의 자세는 본 받을만 합니다.


2. 부실한 역사 기록속에서 헤메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대 중국인들에게 요동과 한반도는 너무 멀어서 기록이 부실하고 부정확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에 기대어 너무 많은 것을 추측하고 사실로 확정 짓는 태도는 오해와 독단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연히 사료의 분석은 해야겠지만, 그것만을 절대 진리로 여기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지식의 한계와 때로는 의도된 왜곡을 감안해야 합니다.


3. 패러다임이 중요하다. 이건 청동기, 철기 등 고고학 관련 책을 읽으며 느낀 부분인데, 고고학자들도 사학계의 통설을 깨기 위해서 나름 여러가지로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한사군은 평양에 있고, 위만조선도 평양에 있었다"는 가정을 깔고 있어서 고고학적 증거들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더군요. 전기 비파형동검과 후기 비파형동검이 왜 차이가 발생하는지, 세형동검이 어떤 의미인지, 한반도 동남부 철기문화가 왜 서북부 보다 먼저 나타나는지 등.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설명 할 수 없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워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비판에서 너는 자유롭냐고 묻는다면 별로 할 말은 없네요. 껄껄껄.


지난 일년간 많은 것을 배웠다고 느끼지만, 앞으로도 공부할 게 많네요.


1. 신석기문화 공부

  1.1 신시 위치 확인 - 만일 신화가 아니라면 위치가 어디쯤일까?

  1.2 고조선 최초 수도 (평양성) 위치 확인 - 4,000년전 백두산 분화와 관련이 있을지?

2. 빗살무늬토기, 무문토기 (미송리형토기 포함)의 분포 영역과 흐름, 이것들이 말해주는 의미는?

3. 목관묘, 석관묘, 석곽묘, 지석묘, 적석묘 등 각 묘제의 분포와 묘제가 의미하는 바는?

4. 송화강-연해주 지역 청동기 문화 공부 - 부여 상고사에 대한 추가 확인

5. 철기문화 공부

  5.1 준왕조선이 철기문화로 진입했는지?

  5.2 위만조선의 문화가 연계 철기문화인지, 한계 철기문화인지?

  5.3 연해주의 철기문화가 중원/요동보다 빠른지? 부여가 초기 철기문화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6. 4~6세기 한반도/만주 유물, 유적 - 신라, 가야의 지배층의 유래는?



어디까지 진도를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갈때까지 가봐야죠. ^^


이상입니다. 요즘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 주저리주저리 썼으니 재미로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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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IbelieveinYou님의 댓글

작은 동기로 시작된 공부가 이렇게 까지 온 것도 대단하시고...
그 짧은 시간에 이 정도의 수준에 이른 것도 대단하십니다.
무엇보다 흥무대왕님의 열린자세를 존경합니다.
앞으로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훌륭한 연구성과를 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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