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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는 실손 보험 가입하지 않는다 #2 서울대 경제학 이준구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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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명성이야 유명하니 

따로 설명은 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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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인 내가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근저에는 일반 사람들도 실손보험을 드는 게 별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습니다.
앞의 글에서 설명했듯, 건강이 평균수준 혹은 그 이상인 사람의 경우에는 실손보험에 드는 것이 결코 이득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낸 보험료의 합보다 훨씬 더 적은 금액의 보험금밖에 받지 못할 가능성이 무지 크니까요.



매우 비현실적이지만, 보험가입자들이 낸 돈에서 한 푼도 빼지 않고 모두 보험금으로 돌려주는 실손보험 상품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 경우 평균적인 건강을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낸 보험료와 같은 금액의 보험금을 받게 됩니다.
평균 이상의 건강을 갖고 있는 사람은 더 적은 보험금을 받을 테니까 보험에 들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큽니다.
오직 건강이 평균 이하로 나쁜 사람만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테니까 보험에 들어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런 보험상품은 존재하지 않고, 보험가입자들이 낸 돈에서 보험회사 운영비 빼고 이윤도 뺀 나머지만 보험금으로 돌려주지 않습니까?
뿐만 아니라 비양심적인 보험가입자들이 정당화될 수 없는 보험금을 요구하는 바람에 상당한 정도의 누수가 생기기도 하지요.
보험가입자들이 낸 돈에서 이런 비용들을 모두 빼고 그 나머지만을 보험금으로 돌려주는 현실 상황에서는 평균수준의 건강을 갖는 사람조차 보험은 밑지는 장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에서 실손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이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유형의 사람들뿐입니다.
첫째로 건강이 극도로 나빠 어마어마하게 큰 의료비를 지출해야 할 것이 뻔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실손보험에 가입함으로써 다른 가입자들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상황을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유형은 자신만이 갖고 있는 정보를 활용해 실손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이득을 보는 사람들입니다.
가까운 장래에 비용이 많이 드는 어떤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 좋은 예입니다.
이 사실을 자기만 알고 보험회사는 모른다면 실손보험에 가입함으로써 분명 이득을 볼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는 처음부터 아예 실손보험을 악용할 의도를 갖고 이에 가입하는 사람들을 들 수 있습니다.
예컨대 조금만 몸이 불편해도 병원을 찾는 버릇을 갖고 있거나 건강염려증이 있어 비용이 많이 드는 이런저런 검사를 수시로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말이지요.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이 낸 보험료보다 훨씬 더 많은 보험금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특수한 상황의 사람들을 모두 모아 보았자 전 인구에 비하면 소수에 불과할 것이 분명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실손보험에 드는 것이 분명 밑지는 장사인데, 왜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이에 가입하고 있을까요?
내 생각에 그 주된 이유는 실손보험의 좋은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손보험에 들지 않고도 장래에 예기치 않게 큰 의료비 지출이 필요한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실손보험을 드는 대신에 매년 혹은 매달 부어넣는 보험료를 은행에 예금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예기치 않게 큰 의료비 지출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렇게 모아놓은 돈으로 충당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평균적 건강의 사람이 10년 동안 매년 50만원의 보험료를 내는 실손보험에 들었고, 그 10년 동안 5백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고 합시다.
그 사람이 실손보험에 들지 않고 대신 매년 50만원씩 10년 동안 저축을 하면 5백만원을 모아 의료비에 충당할 수 있습니다.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방법과 이 방법은 똑같은 비용을 들여 똑같은 5백만원의 의료비를 충당했다는 점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현실에서의 실손보험은 보험료를 거둔 데에서 보험회사의 영업경비를 빼고 이윤까지 뺀 다음의 나머지 금액만 보험금으로 돌려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적 건강의 사람조차 그가 지불한 보험료의 합이 그가 받은 보험금의 합보다 더 작은 결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매년 10년 동안 매년 50만원의 보험료를 낸 사람이 35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고합시다.
이는 실손보험에 들지 않고 스스로 저축하는 옵션을 선택함으로써 150만원의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건강이 좋은 사람일수록 스스로 저축하는 옵션을 선택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한층 더 커질 것입니다.)



여러분들 많이 경험하셨겠지만 정당하게 보험금을 받을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실제로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서 얼마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까?
이런저런 증빙자료를 준비해 가져오라고 귀찮게 굴지를 않나, 보험금을 지급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태클을 걸지 않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 때가 많지요.
이에 비해 스스로 저축하는 옵션을 선택한 경우에는 예금해 둔 돈을 찾아 쓰면 되니 너무나 편리하지요.
문제는 이렇게 이득이 크고 편리한 실손보험의 대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지극히 적다는 데 있습니다.



보험회사와 의사들은 이 무지(無知)의 상황이 너무나도 다행스럽다고 생각하겠지요.
모든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 스스로 저축하는 대안을 선택하게 된다면 매우 곤란한 처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니까요.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수많은 사람들이 지식의 부족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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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속에서 꼬르륵 ~~~~
댓글 1

역적모의님의 댓글

치과보험 영업당해서 몇 년 째 치과보험료를 내고 있긴한데, 정작 치과는 못가고 있음.

그런데 다른 보험회사 담당자가 자기도 치과 보험 영업하려고 알아봐준다고 했다가, 제 상황을 듣더만 그럴 거면 차라리 적금을 드는 게 더 이득이라고 하면서 오히려 조언을 해주더라구요.

얼렁 치료 받을 거 있으면 보험금 받아서 해지하라고 했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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