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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혼자사는 집 가보고 파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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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완벽한 여자 아니고 미친 듯이 깔끔한 편도 아니고


보통의 사람들이 혼자서 살 때 이렇더라 저렇더라 라고 다 알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실망하고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한 변명은 시간이 없다는 것과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으며 


나와 결혼만 하면 뿅 하고 해결되는 일인 것처럼 말하는 그 사람의 태도 때문인 건데 


본인은 여전히 왜 내게 쓸데없는 일을 트집 잡아서 이러는 거냐고 내내 되묻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 답답해 죽겠네요




일단 둘 다 30대고 6개월 연애하고 제가 2년 간 해외에 나가있었습니다 


6개월 연애 때는 제가 자취 중이었으며(한번도 온 적 없음) 당시 남자친구는 부모님과 살고 있다가 아파트 얻어서 독립 한지 4개월 정도 됐습니다


2년 나가있는 동안 휴가가 생기면 주변국들 여행하느라 한국 한번밖에 안 들어 왔었고 군대 보내 놨다고 생각하겠다 라던가 


결혼하면 현실적으로 혼자 여행은 힘드니 지금 할 수 있을 때 맘껏 해도 좋다며 아쉬운 소리 한번 안 했었기에 


영상 통화가 우리 데이트의 전부였지만 진지한 얘기가 오가게 됐습니다


저는 2년의 시간이 끝나고 얼마 전 한국에 들어왔고 저희 부모님은 이미 뵈었으나 


남자 쪽 어머님이 현재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 중이라 퇴원 이후로 뵙자고 얘기 끝낸 상황입니다


(병문안가봐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병원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또 여기저기 붕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 보이는 쪽이 부끄럽고 불편하지않을까해서 여쭈니 흔쾌히도 안 그래도 오겠다고 할 까봐 걱정했다며 다 낫고 나서 보는 게 본인 마음이 편할것같다해주셔서 선물만 보내고 그렇게 정한 겁니다 어머님들끼리 통화는 몇 번 하셨어요)



그러다가 지지난주 남자친구 아파트에 처음으로 가봤습니다 본인 말로는 남자 혼자 살면서 이 정도면 깨끗한 거 아니냐고 하던데


정말이지 저는 그 집 쇼파에도 제대로 앉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아파트 안 상황 묘사에 앞서


저는 생활하면서 혹은 업무하면서 환경적인 부분에 있어서 몇 번이고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이렇게 바꿔야겠다 생각하고 해결을 합니다 

(해결이란 표현도 과하다 싶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표현이 이렇지만 간단하게 예를 들어서 방에 커텐을 달아야 한다 그런데 커텐 봉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나는 전동 드릴이 없다 혹은 사용할 줄 모른다 라면 드릴을 빌리거나 사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커텐이 없음으로써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한다 라는 게 정상적인 사고 루트 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정답 이라는 게 아니라 내가 커텐이 없음으로 해서 불편함을 느끼니까 그것을 해결한다. 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하지 않나요?ㅠ 


귀찮음이 불편함을 이길 수 있겠지만 몇 달내내 매번 불편하면서 힘든 것보단 한번 귀찮음을 이기는 게 편할 일 아닐까요?



영상 통화를 하면서 남자친구가 욕실 앞쪽에 핸드폰을 두고 손을 씻으러 들어간 적이 있는데 


그때 크게 미끄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손목 인대가 늘어났습니다


욕실화가 너무 미끄럽고 바닥에 거품도 있었다면서요


저는 그만하길 천만다행이나 욕실화가 미끄러우면 고무 같은 느낌이 나는 덜 미끄러질 만한 욕실화로 바꿔라 라고 얘길 했습니다 


그게 적어도 일 년도 넘은 일이고


그 후로도 비슷한 상황에서 남친이 욕실에 들어갔다가 미끄러질뻔 했다는 얘기나 미끄러지는 듯한 소리를 서너 번 더 들었습니다 


저는 같은 얘기를 그때마다 했었구요


가서 보니 욕실화는 그대로 이고 신발 자체가 조금 많이 미끄러운 재질이기도 했거니와  


화장실 배수대에 머리카락이 새카맣게 쌓여 있어서 샤워 후 거품물이 바로 빠지지 않고 고여있다가 


거품을 남기고 빠지면서 더더욱 미끄러웠었습니다


이걸 얘기하니.. 배수구 위의 머리카락을 치워야 하는지 몰랐다고 얘기합니다ㅠ 치우는 거라고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와이셔츠는 세탁소에 맡기니 상관없지만 흰옷 검은옷 빨간옷 수건 양말 속옷 구분을 왜해서 세탁해야 하는지 처음 들었다고 하고 


침대 커버나 이불은 세탁기에 안 들어 갈것 같아서 봄이 되면 버리고 새로 사려고 했었고 


배게 커버를 보니 침을 흘리고 자는 사람 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빨래 건조대 위에는 올 여름에 친구들과 여행 가서 입었던 옷이 아직 걸려있었으며 


그때 입었던 수영복은 세탁 바구니 안에 아직 세탁하지 않은 상태로 들어있었습니다


음식을 해 먹지는 않지만 배수구에는 라면 찌꺼기 같은 것들이 정말 가득 있었고 날파리가 날아다니는데 몰랐었다고 합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데 제가 말하니 그제서야 눈에 보인다고 신기해 했습니다


자다가 눈이 부셔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자야 되서 숨이 막히고 답답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 었다라고 합니다 


방 세개에 커튼이나 블라인드도 없고 단지 안방.. 침대에 누우면 머리 쪽으로 햇빛이 들어 올만한 위치의 창문에 


신문지 한 장이 박스 테이프로 대충 붙어있었습니다


이사하면서 새로 산 쇼파는 누가 봐도 저기에 누워서 티비를 봤구나 하는 모습으로 형태가 잡혀있고 


가죽 부분이 벌써 삭은 건지 벗겨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컴퓨터가 있는 방에는.. 책상 앞에는 온갖 과자 봉지와 컵라면 용기들.. 알


수 없는 가루들과 까 먹은지 한 달은 되어 보이는 귤 껍질들이 지뢰처럼 군데군데 있고 


그 와중에 바나나 껍질은 벌레 생기니까 변기통에 버렸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냉동실에는..먹다 남은 피자가 박스 채로 그대로 들어가 있고 


먹다남긴 아이스크림도 그냥 겉 비닐도 없이 한입 베어 문 상태로 냉동실 얼음이랑 붙어 있었구요 


냉장실에는.. 그냥 볼새도 없이 냄새 때문에 바로 문을 닫아서 제대로 못 봤습니다


저..검정 스타킹 신고 있었는데 발을 드니 머리카락과 먼지 뭉치로 회색빛 슬리퍼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단지 남자는 다 그런 것이고 혼자 사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겁니까? 


주변에 혼자 사는 남자도 없을 뿐더러 남자 여자를 떠나서 혼자 산다고 이러고 사는 사람이 둘 이 살면서 바뀔까요?



혼자 사는 사람은 거의 다 이렇답니다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촬영용 셋팅이고 연출이지 이게 혼자사는 사람의 정석 이랍니다 


나는 혼자 살 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니 남자랑 여자는 다르다고 하네요


부족한 사람들끼리 만나서 맞춰가면서 완벽하진 않아도 완벽한 모습을 갖춰가려고 하는 것이 결혼인데 


저더러 너는 왜 맞추려는 노력도 해보지 않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냐고 하는데 


저는 이게 단순히 정리를 못하고 청소를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더 이상 말하기도 힘드네요



저도 절대 깔끔하지 않고 매일같이 쓸고 닦고 청소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정말 그것도 힘들면 한 달에 한번이라도. 


아님 적어도 눈 앞에 보이는 쓰레기들이라도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어지지 않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요?



야근도 잘 없고 술 담배도 안하고 본인 말로는 스트레스 해소 위해서 가끔.. 가~~아끔 게임 하는 취미가 있다고 하는데 


퇴근해서 집에 오면 늦어도 8시인데.. 시차가 있어서 저랑 항상 12시에 1시까지만 잠깐 통화하곤 했었는데. 


대체 퇴근하고 그 긴 시간 동안 이 집에서 뭘 했을까요?



정말이지 시간이 진짜로 하나도 없었으며 제가 퇴근 후에 뭘 했었냐고 물으면 책도 읽고 티비도 보고 하다 보니 그랬고 


피곤해서 청소할 생각을 못해봤었고 주말에는 이런 일이 있었고 휴가 때는 이러해서 못했었고 연휴에는 이러저러했으며!


원래는 엄마가 와서 다~~~ 해줬는데 지금 입원해 계셔서


(그럼 이 모든 것들이 한 달 새에 다 만들어진 일이라는 게 이해가 안 되서 따져 물으니 


이사하고 처음 오셨다가 다음날 몸살에 근육통까지 호소하셔서 아버지가 절대 가서 청소 못해주게 엄포를 놓았고 


그래도 가끔 몰래 와서 해주고 가셨는데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 뒷말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각종 공과금은 그냥 3개월 연체했다가 사용중지된다하기전에 한번에 내는 게 편하다고 하는 사람


결혼하면 집은 이렇게 이미 있고 가구들도 4개월밖에 안 쓴 새것이니 뭘 더 크게 살 것도 없다고 말하면서 


나한테 넌 땡 잡은 거나 다름 없지 않나고 말하면서 웃는데




분명 조목조목 하나하나 내가 왜 파혼이란 말까지 꺼내면서 헤어짐을 얘기하는지 한 시간 넘게 얘기했었는데


그랬는데.. 다음 주로 어머니 퇴원 날짜 나왔다고 상견례 날짜는 언제가 좋겠냐고 물어보는데


제가 이 사람과 파혼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최대한 눈에 보인 상황 팩트만 적는데도 글이 길어지고 다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사족이 될까 봐 최대한 감정 배제하고 적으려고 하는데 지금 적고 있는 와중에도 얼굴에 열이 훅훅 올라서 얼굴이 새빨갛네요ㅠ 


글을 적는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다시 받게 될 줄 몰랐네요



https://m.pann.nate.com/talk/34006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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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명
    날으는 황웅
댓글 3

치즈랑님의 댓글

인연이 아닌가보네요.
사실 결혼은 미치지 않고는 힘들어요.

이성이 깨어 있으면
그런짓을 어떻게 하나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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